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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완벽주의자 - 이거 내 얘기잖아!

이 책을 보고 '와, 이거 나인데...'라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소제목까지 완벽했다. '실패가 두려워 멈춰 선 당신에게'. 하루를 접는 시간에 너무 지쳤지만 막상 해결된 건 별로 없는, 생산성 떨어지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 볼 만하다. 심리학 책은 내가 자주 읽는 책이 아니라서 약간의 거부감이 일었지만 호기심이 더 커서 꿋꿋하게 읽어 나갔다.

 

나태한 완벽주의자 책 표지

 

당신이 나태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저자는 게으름을 이렇게 정의한다. '어떤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는 의식적인 태도'. 분명 게으름을 피우면 나중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기회를 놓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야 한다. 뻔히 알면서도 왜 이러는 걸까?

 

혼란스러움

무엇을 해야 할지, 다음 단계가 뭔지를 모른다. 역할과 할 일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해 막연해서 게으름을 피울 수 있다.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간을 들여 필요한 정보를 찾고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혼란의 해소가 선결되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만으로 부족하면 해당 일에 능숙한 조언자를 만나 상담하거나, 특정 영역을 위탁하는 레버리지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두려움

행동 이후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결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가 보지 않은 길을 회피하여 익숙함에 안주하려는 경향이기도 하다. 행동과 감정을 분리하라.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라. 큰 덩어리로 바라보지 말고, 눈앞의 작은 한 걸음에만 집중하라. 작은 성공으로 인해 자신감이 붙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두려움의 근거가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고정 마인드셋

필요한 배움의 과정을 기꺼이 감수하려 하지 않고 재능과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라 변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고방식. 배움과 노력이 없어 미숙할 뿐인데 부정적인 시그널을 받았다고 해서 재능이 없다며 쉽게 포기해 버린다. 반대로 성장 마인드셋은 재능과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초보자가 실수하는 것은 성취로 가는 현실적인 과정으로 본다.

'나는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이야' 같은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는 루저의 몫이 아니며 더 나아지기 위해 거쳐가는 과정일 뿐임을 받아들여라. 실패는 배움이고, 도전은 기회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전문가의 피드백도 평가가 아닌 개선의 기회로 여기자.

 

피로

피로의 원인을 찾아보자. 생활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자. 단순히 회피할 뿐이라면 피로는 회피의 시그널일 뿐이다. 만약 정말 피로하다면 다 끝내지 못해도 괜찮다. 할 수 있는 데까지만 최선을 다하자.

 

무관심

겉으로 드러나는 가면일 뿐이다. 이면에 숨겨진 감정은 분노, 적대감, 억울함 등일 수 있다.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 보자. 목표 설정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

순간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과도하게 자신과 동일시하지 말라. 며칠 게으르게 지냈다고 자신이 게으른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언제든 내 행동은 자유롭게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을 고정된 인물로 규정짓고 그 인물에 어울리는 방식으로만 제한하지 말자.

 

의욕상실

낙담과 희망 상실에서 비롯된 것. 자신은 이미 낙오자라 애써 노력할 이유도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자기 연민을 버리자.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라는 평온의 기도를 가슴에 새기자.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다 보면 좌절할 수 있다.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

 

여기에 진짜 순수한 게으름까지 더해져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나의 경우는 현재 쌓여 있는 일이 많다 보니 더 압박감이 심해서 회피 본능이 작용하는 것 같다. 잠을 잘 못 자서 육체적으로도 피곤하고 일에 집중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자기 극복의 다섯 가지 장애물

궁극적인 해결은 단순한 절제력이 아니라 자기 극복이다. 이제 앞을 막는 다섯 가지 장애물을 알아보자.

 

감각적 욕망

감각을 통해 주어지는 다양한 자극을 의미,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편안한 자세로 눕거나 웅크리고 싶은 욕망도 포함된다. 그 욕망에 굴복했을 때의 미래로 빨리 감기를 해 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뻔하다. 잠깐의 행복을 위해 느끼게 될 자책감은 매우 클 것이다.

 

반감

욕망과 정반대 되는 성질. 어렵거나 거부감이 느껴지면 피하게 된다. 반감을 극복하려면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같은 고통을 느껴도 누군가는 반감만 느끼지만 이런 부정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도 있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 뒤따르며 성장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나태와 무기력

열정과 동기를 유지하는 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마음 상태가 아니라 적극적, 의식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작은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주체성을 확인하고 자신은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아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기가 생겨 행동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작은 행동에만 집중하여 현 상태를 타개하여 나가자. 그렇게 점차 속도와 자신감이 붙게 될 것이다.

들뜸

집중력 부족으로 이어져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최선을 다하지 못해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방어적인 상태에서 수동적으로만 반응하게 된다. 자극과 심리적인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자.

의심과 회의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의구심을 가진다. 자기부정을 초래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석 마비 상태에 이르러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전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장애물 제거하기

알아차리기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받아들이기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저항, 회피, 판단, 평가 없이 받아들인다.

 

탐구하기

이 상태를 유발한 원인은 무엇인가? 이 상태가 목표나 가치관과 일치하는가? 질문들을 통해 마음 상태를 깊이 탐구한다.

 

동일시하지 않기

이 상태와 관련된 생각과 감정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일 뿐, 나 자신을 나타내는 것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이 깨달음을 통해 신리적 거리를 유지하게 되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장애물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나 태도다. 따라서 자기 극복이란 특정한 삶의 방식이나 행동의 집합이 아니며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다.

 

 

책을 읽고 나서

물론 이 책의 내용을 여기에 모두 적을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내 모든 고민이 해결되었어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저자도 자기 극복은 결국 자신의 몫이며, 여기서 제시해 주는 내용들은 단지 이정표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나의 경우는 단지 부정적으로 가득 차 있던 감정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 감정과 나를 동일시하여 비난하지 않는 노력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거리감을 가지고 감정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끊임없이 자아를 갈고닦는 과정인 듯하다. '혼란스러움을 더 명확하게', ;작은 행동부터'라는 지침도 많은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일단 작은 것부터 하다 보면 거기서 얻는 성취감으로 인해 더 긍정적인 태도로 변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랜만에 심리학 책을 읽었지만 읽은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제부터 게으름은 자기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성찰하고 이겨나갈 것이다.